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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마임 |
날짜 : 09-06-22 18:15
조회 : 9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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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 10. 20
예수원 형제들의 지원과 아벨형제님의 지휘로 우사 바닥 평탄작업을 거의 마무리 지었습니다.
벤형제님, 리즈자매님, 요한형제님은 변혁한국(Transformation) 리더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가셨다가 돌아오셨습니다.
ㅁ자매와 ㅅ형제가 수해물자 전달을 위해서 철근과 시멘트를 싣고 북한에 다녀왔습니다.
동해에서 흥남으로 갔던 ㅅ형제는 그곳에서 단수가 되어 씻지도 못하고,
여러 가지 고생을 많이 했다고 했습니다.
ㅁ자매는 적십자 직원이신 단장님과, 통일부 소속의 교수님 한 분과 3명이 팀을 이루어 9박 10일 동안
남포에 다녀왔습니다.
가기 전부터 먼저 다녀왔던 ㄴ형제님과 ㄹ형제가 중국 배를 타서 음식이 입에 안 맞고,
배에서부터 계속 술 마시는 분위기라서 힘들었다는 얘기를 해서 걱정되어 계속 기도했는데,
감사하게도 한국 배를 타게 되어 음식에도 문제가 없었고, 선장님도 크리스찬이고,
통일부 교수님도 소주 3잔 정도의 주량이시라 배안에서는 술을 마시지 않았고
북한에 가서도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6일 토요일 오전 11시에 인천항에서 출항해서 주일 오전 11경에 서해갑문 앞에 도착했지만,
배를 정박할 자리가 없어서 갑문 밖에서 꼬박 하루를 기다렸습니다.
그러고도 몇 시간동안 검역과 세관을 거치고 나서야 겨우 갑문을 통과했는데,
월요일 저녁 7시가 훨씬 지나서야 남포항에 도착했습니다.
기다리고 있던 북측팀의 단장, 부단장과 인사를 하고, 철근 5천 톤과 시멘트 1천 톤을 전달한다는 인수증에
사인을 하고, 사진을 찍고서야 숙소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다음 날 어제 밤 만찬을 하지 못했기에 아침부터 북측에서 준비한 조찬을 하고,
하역 작업하는 배에 가서 통일부에 보고하기 위해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 후부터는 자유 시간이었는데, 숙소부근 반경 100m 주위만 다닐 수 있을 뿐
다른 곳은 군인들이 보초를 서 있어서 감히 밖으로 나갈 엄두도 내지 못했습니다.
바로 앞에 대동강이 있어서 거기서 사람들이 낚시하고 있는 것을 구경하기도 하고,
분수대와 함께 작은 공원이 있어서 그곳을 몇 바퀴씩 돌며 산책하기도 하고,
식당 뒤 당구장과 탁구장에 가서 일행들과 몇 게임하는 것 외에는 잠자는 일 밖에 할 것이 없었습니다.
가져간 책이라도 있으면 6박 7일의 무료함을 달래기도 했을 텐데...
숙소 밖으로 두 번 나간 적이 있었는데,
한번은 서해갑문을 보기 위해서였고, 또 한번은 평양을 구경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서해갑문은 서해와 대동강에 둑을 쌓아 도로를 만들어 남포와 황해도 사이의 거리를 단축시켰고,
서해와 대동강의 수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고, 대동강은 27억 톤의 물을 저장한 인공호수로서
공업, 농업, 생활용수를 공급하고 있었습니다.
1985년 착공해서 86년에 완공되었는데, 열악한 기술 환경으로 많은 인명피해가 있었기에
갑문 기념탑 앞의 기념비에는 김일성이 수고한 청년군인들과 노동자를 치하하는
“갑문 건설자들에게 영광이 있으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남포에서 평양까지는 차로 1시간 거리여서 북측 대표들에게 평양에 가기를 여러 번 부탁했는데,
부단장은 우리가 간 목적이 관광이 아니라 수해물자 전달이기 때문에 두고 보자는 말만 되풀이 하고
바쁘다며 쉽게 데리고 가려하지 않았습니다.
또다시 부탁을 하자 평양과 연락을 하더니 결국엔 평양 입구에 있는 만경대에 데리고 갔습니다.
그곳에는 김일성이 조부모와 함께 어린 시절을 보냈던 “고향집”이 관광명소로 자리 잡고 있었고,
그 주변은 산 하나를 깎아서 북한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멋지게 조경을 해 놓았습니다.
고향집에서 강사선생의 설명을 듣고 있는데, 유치원생들이 관람을 왔습니다.
푸른색의 원복을 입고 빨간 스카프를 목에 맨 아이들의 얼굴은 세수 한 번 안 한 것처럼 땟국물이 흐르고,
소망 없는 눈동자에 줄을 맞춰 교사를 따라 참배하듯이 고향집을 돌아보고 갔습니다.
‘이 아이들이 북한의 실상이구나!’를 느끼게 했습니다.
만 가지 경치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라 하여 만경대라 부르는데,
산꼭대기 정자위에 올라서니 아래로 대동강이 흐르고 저 멀리로 평양 시가지들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바로 저 대동강에서 미제침략의 앞잡이 셔먼호를 불태웠다”며 자랑스럽게 설명하는 강사선생의 얘기를 들으며 ‘토마스 선교사가 바로 이곳에서 순교하였구나!’ 가슴이 찡~해 왔습니다.
‘주님, 이 땅에 순교의 피가 뿌려지고, 100년이 지난 지금 저 대동강물을 마시는 모든 이들에게
주님의 보혈의 피로 덮어 주시고 생수되신 주님으로 영원히 목마르지 않게 해 주십시오.’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만경대에서 내려와서 주체사상탑과 인민대회당, 보통강호텔 등을 볼 것이라는 기대를 꺾어버리고
평양외곽지역을 돌더니 차를 돌려 다시 남포로 돌아왔습니다.
3시간 반이나 뒤에 있을 저녁 만찬을 준비해야한다는 이유였는데,
사실은 문제거리를 만들지 않으려는 핑계였습니다.
역시 평양은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습니다.
여전히 북한은 출신성분에 따라 직업이나 지역 이동의 자유 등이 분명하게 구분되어져 있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오전과 저녁에 방송되는, 채널이 하나밖에 없는 TV에서는 김정일과 노동당을 찬양하는 노래와 다큐멘터리가
끊임없이 나오고, 로동신문은 기사가 아니라 소설에 가까웠습니다.
지금도 기억에 남는 노래가사 중에 “김정일 장군을 기뻐하라 그는 아름답고 위대하신 분”이라는 내용입니다.
그들은 정말 김정일을 신으로 여기고, 정말 기뻐할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대상만 예수님으로 바꾼다면 그대로 찬양이 되는 수많은 노래들. 눈 멀고 귀 먼 저들에게
주님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하였습니다.
저들을 불쌍히 여겨달라는 기도밖에는 할 수가 없었습니다.
한국에 돌아와서 만났던 북한사람들을 기억하며 더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그 땅을 밟고, 그들을 직접 만났기에 그들을 더 알게 되었고,
하나님께서 왜 북한에 그토록 마음 쓰시는지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런 기회를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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