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목장은 구름 속에 있습니다. 장마철이 되면 목장은 늘상 안개에 쌓여 있습니다.
어떤 해는 1달 동안 햇빛을 보지 못한 적이 있는데, 더운 여름에도 집집마다 보일러를 돌려야 합니다.
축사를 짓는 일도 장마로 인해 더뎌지고 있습니다.
여름인가 싶으면 겨울을 준비해야 하는 산 생활인지라,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6월3일 암송아지가 태어났습니다.
축사에서 태어나는 새 생명들이 어느 하나 마음 안가는 생명이 없지만,
특별히 사람의 손길이 가야 하는 송아지에게는 더 마음이 쏟아집니다.
보름 일찍 태어났기 때문인지 덩치도 작습니다.
게다가 어미도 다른 소들에게 치여서 그런지 제 몸 돌보기 바빠 제 새끼를 감싸지 못합니다.
축사 공간이 충분하면 이들 모녀만 따로 분리하면 좋겠는데, 그럴 여유도 없습니다.
새롭게 축사를 짓는 이유도 살고 있는 소들보다 공간이 작아서 겨울에 태어나는
송아지들이 충분히 보살핌을 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여하튼 어미가 보살피지 못하면 사람이 챙겨야 합니다.
때마다 어미를 붙들어서 젓을 먹이고, 설사약을 주시하고, 그래도 안되면 분유를 타서 먹이고
초유를 먹여야 돼서 어미를 붙들고 초유를 짜서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조금씩 먹이는 일등 생명을 건지는 일에서는 사람과 다를 바 없습니다.
40여일이 지난 지금은 이제는 살겠다 싶은데도 여전히 잔병치례를 합니다.

7월에도 1마리를 판매했습니다.
고객이 된 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얼굴이 있는 목장!

해발1000m에서 누가 길렀는지 분명한 소고기를 판매하면서, 저희들의 얼굴로 소고기를 포장합니다.
9월 추석절에 도축할 예정입니다.

삼수령 목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