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달 동안 우리는 북한의 개방을 준비하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문제들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그 질문들은 북한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그리스도의 사랑과 복음을 전하기 위해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것입니다. 이번에는 종교, 특별히 북한의 종교와 그것이 북한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여러분은 내가 말하는 북한의 종교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냐고 물을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북한은 소문난 무신론 국가이며 모든 형태의 종교에 반대하는 나라-적어도 말로는 그렇습니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북한이 세계에서 가장 종교적인 나라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그들의 신앙은 정치적 혹은 사상적인 신념일 뿐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종교입니다. 경배의 대상은 김일성과 현재 통치자인 그의 아들 김정일입니다. 그 종교는 주체사상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으나 북한에서는 종종 김일성주의 혹은 김일성 사상이라고 불립니다. 이 종교는 외면적으로는 기독교와 매우 흡사한데 이는 김일성 편에서 계획적으로 의도한 것이었습니다.
   김일성은 기독교 집안에서 자라났으며 알려진 바에 의하면 그의 어머니는 고향 교회의 독실한 집사였습니다. 김일성은 심지어 그 어머니의 고향인 칠골에 개신교 교회를 짓기도 했습니다.(이 당시 더 크고 오래된 봉수교회가 개축 중이었기 때문에 칠골교회는 북한의 단 하나뿐인 공식교회였습니다) 또한 김일성은 젊었을 때 중국의 감리교회에서 오르간을 연주하기도 했습니다. 신자로서 그 믿음을 내면화하지는 못했지만 김일성이 기독교의 많은 가르침을 접한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수년에 걸쳐 김일성과 김정일은 주체사상을 정립해 왔습니다. 주체사상은 참으로 종교이며 이것을 정립하는데 기독교의 외적인 부분을 많이 차용했습니다. 예를 들어 성부, 성자, 성령의 삼위일체와 비슷한 것이 북한의 노동당에도 있습니다. 김정일의 어머니 김정숙은 ‘거룩한 어머니’로 김일성, 김정일과 함께 3대 장군 중의 하나로서 높이 추앙됩니다. 그리고 그녀는 지도자와 당에 헌신적으로 봉사한 모범적인 예가 되었습니다.


십계명과 같은 10대 원칙

  또한 김일성은 십계명처럼 모든 사람이 지켜야 할 생활지침이라 할 수 있는 10대 원칙을 만들었습니다. 여기 첫 번째 두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1.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혁명사상으로 온 사회를 일색화하기 위하여 몸 바쳐 투쟁하여야 한다.
2.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를 충심으로 높이 우러러 모셔야 한다.

   성경에 나오는 십계명의 처음 부분과 정말 흡사하지 않습니까? 이런 10대 원칙과 더불어 기독교와 유사한 것은 또 있습니다. 김일성주의를 연구하는 정기적인 모임(성경공부), 수령에 대한 ‘찬송가’가 있는 아침 ‘기도’ 모임, 개인이 10대 원칙 중의 하나를 어기지는 않았는지 평가하는 자아비판 시간(참회), 모든 학교, 일터, 감옥, 공공건물에 있는 외부인 출입이 제한된 김일성 연구실(예배당) 등등. 김일성주의는 또한 김일성(우리와 항상 함께 하시는 ‘영원한 수령’)이 머리이며 모든 인민은 그의 손과 발이라고 가르칩니다. 김일성이나 그를 대신하는 그의 아들 김정일이 없으면 인민의 몸은 제대로 기능할 수 없습니다. 김일성주의는 이렇게 기독교로부터 나온 외면적인 유사성을 가진 용어들을 사용합니다.
   우리는 기독교인으로서 우리의 머리되신 예수 그리스도가 그의 몸 된 교회인 우리들을 구원하시려고 죽으셨다는 것을 믿습니다. 반면 김일성주의는 김일성을 머리로 하는 몸의 구성원들이 김일성을 보호하는데 그들의 삶을 헌신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모든 북한 사람들은 자신들이 모든 적으로부터 수령을 지키는 총알과 폭탄이며 그를 위해 죽는 것이 가장 큰 영광이라고 배웁니다.
   김일성은 생명, 가장 귀중한 사회정치적인 생명의 근원입니다. 사회정치적인 생명은 수령의 선물이고, 생물학적인 부모로부터 얻은 육체적 생명이 언젠가는 끝나는 것과는 반대로 사회정치적인 생명은 영원합니다. 모든 사람들은 나라 곳곳에 있는 수령의 동상에 절하고 경배해야 합니다. 초상화뿐만 아니라 이런 동상이 모든 건물 안에 있는데, 이것들은 사람보다 더 중요하게 취급됩니다. 일반가정, 일터, 호텔에 전기가 모자랄 때조차도 김일성 동상에는 밤새도록 전기불빛을 비춥니다.


사회정치적인 생명의 근원, 김일성

  몇몇의 미국 기자들이 해주시에 있는 큰 호텔에서 겪은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날씨가 매우 더운데 에어컨도 없더랍니다. 호텔 프론트 데스크에 선풍기를 달라고 요청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행스럽게도 한 직원이 로비로 선풍기 하나를 들고 왔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앉아 있는 곳이 아니라 김일성 그림 앞에 선풍기를 놓는 것을 보면서 그들이 얼마나 놀랐을지 상상해 보십시오. 그 직원은 선풍기를 켜더니 바람이 초상화를 향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깜짝 놀란 기자들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답니다. “우리 위대한 영도자는 생각해야 할 중요한 일들이 많은데 그분의 생각이 더위 때문에 방해받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부상당하거나 죽어가는 사람들을 뒤로 하고서라도 불이나 생명의 위협이 있는 다른 위험에서 김일성과 김정일의 초상화를 건져내는 사람들은 큰 칭찬과 상을 받습니다.
   북한의 종교는 아기 때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학습됩니다. 모든 사람이 이를 실천하며 인구의 상당한 비율이 진짜로 이것을 믿는다고 나와 있습니다. 중국을 통해서 혹은 남한의 비디오나 DVD를 통해 바깥세계와 접촉하면서 이런 믿음에 조금씩 틈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틈도 단지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영향을 줄 뿐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질문은 무엇입니까? 사실 몇 가지 질문할 것들이 있습니다.
   “자신이 일생을 걸쳐 희생하고 헌신했던 모든 것이, 존재이유였던 것이 사실은 거짓이었음을 발견할 때 믿음을 가지는 사람의 능력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북한 사람들은 ‘모든 희생은 수령님을 위한 것이다, 수령님을 위해서 희생할 가치가 있다.’라는 믿음 아래서 큰 고통을 겪어 왔습니다. 그런데 그들의 모든 희생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어떤 것이든 다시 믿음을 갖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요?
   “기독교와 표면적으로 유사하다는 것이 진짜 믿음을 갖는 데 도움이 될까요? 혹은 장애물이 될까요?” 많은 사람들은 김일성 자리에 아버지 되신 하나님을, 김정일 자리에 예수님을 넣어서 가르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정말 가능할까요? 오히려 깊은 내면의 회심 없이 믿음의 모방만을 가져오는 결과를 낳지는 않을까요?
   “정권의 붕괴보다 오래 갈지도 모르는 이런 내재된 생각의 틀은 얼마나 강할까요?” 사실 여기 이야기한 것보다 김일성주의는 훨씬 많이 있습니다. 그것들 대부분은 물질주의와 관계가 있으며 어떤 영적인 실재도 부인하는 것과 연관됩니다. 일생동안 받은 이런 교육 및 다른 반기독교적인 방침이 믿음의 성장을 방해하지는 않을까요?
   “라디오, TV, 학교, 직장, 슬로건 등을 통한 종교적인 형태의 주입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는데 이것이 새로운 가르침을 받아들이고 믿는 사람의 능력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을까요? 이것이 진정한 믿음 없이 그저 입으로만 따라하도록 훈련하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마비시키지는 않았을까요?” 이것들이 마음에 떠오르는 몇 가지 질문들입니다. 사실 더 많은 질문들이 있습니다. 탈북자들과 북한 사람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복음을 나누고 싶다면 더 깊은 이해가 필요한 이런 부분들을 연구해야 합니다. 이것들이 북한 사람들이 듣고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복음을 선포하기 위해서 준비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