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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엘리야 |
날짜 : 12-05-14 15:54
조회 : 16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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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서야 3년 동안 재인 할머니를 위해 간절하고 절박하게 중보기도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까먹은 것이 생각났다. 하지만 "할머니를 위해 기도할 사람은 워낙 많을 텐데..."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렇게 긍정적인 생각(?)으로 기도하지 않는 내 자신을 합리화 하면서 매달 또는 보름간격으로 재인할머니에 대한 소식을 메일로 전해 받았다. 그런데 벤 신부님은 재인 할머니가 심각한 병임에도 불구하고 가끔 희망적인 내용의 메일을 보내왔기에 할머니가 회복되어 한국으로 돌아오실지 모른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마음 한쪽에는 불안함이 여전했다. 왜냐하면 정확한 날짜는 모르겠지만 2007~2008년경 프라자 호텔 로비를 걸으시는 할머니가 가끔씩 휘청거리시는 모습을 보았다. 그때는 워낙 할머님 집안 가족력이 건강 체질이셔서 뇌종양이 시작되리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다. 단순히 노환일 것이라고만 생각했었다. 당시 할머니를 모시던 큰딸 옌시 자매님도 단순히 노환일거라했다.
일본에서 6개월 만에 귀국하고는 그동안 밀린 일들을 하느라 시간을 보내다보니 두 달이란 시간이 바람처럼 날아가 버렸다.
2011. 8. 3일 새벽이었다.
새벽에 꿈을 꾸는데 꿈에 하늘의 한쪽 면에 사람크기의 수백 배 정도는 더 커 보이는 예수님 모습이 나타났다. 순간적으로 엄청난 두려움을 느끼면서 "어떻게 이런 꿈을 다 꾸나?" 하면서 깨어났는데, 당시는 하용조 목사님 추모장례 기간이어서 온누리 교회를 수년간 다녔던 나로서는 7. 31일 마지막 설교를 실제로 가서 듣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았었다.
하지만 장례식을 인터넷으로 지켜보면서 처음 서울에 올라와서 우연히 들린 온누리 교회에서의 신앙생활이 떠올랐다. 복음에 대한 명쾌한 정의를 내려주던 젊은 하용조 목사님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분은 무수한 사람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교회를 확장하면서 너무 몸을 돌보지 않으셨다. 세계선교에 대한 열망이 너무나 강하셨다.
그분의 지교회 확장이나 선교방식의 옳고 그름을 떠나 적어도 그분은 하나님의 마음을 아는 분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이미 20년의 쏜 화살같이 흘러버린 세월들에 대한 회한이 몰려왔다.
장례 후, 하용조 목사님의 마지막 설교를 듣는데... "유대인들처럼 예수님이 꿈에 직접 나타나야 믿는 사람들이 있다"는 설교 말씀이 나의 뇌리를 강하게 치고 지나갔다. 하루 전에 예수님이 꿈에 나타나신 것을 생각하면, 마치 나를 변화시키기 위해 설교 하신 것 같았다.
사실 돌이켜보면 "예수님의 현현"과 관련해서 내 생애 신비한 일은 두 번이나 있었다.
20년 전이었다.
1991년 6월 8일 토요일 늦은 오후,
초라한 구멍가계의 한 켠에서 호흡을 가쁘게 몰아쉬면서 삶과 죽음의 경계를 가르고 있을 때였다. 이제 내 삶이 이것으로 마감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몸은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그 때 기적처럼 예수님이 나타 나셨다. 그리고는 어떤 아름다운 동산을 보여 주셨다. 그곳이 어떤 산인지, 목장인지 알 수 없지만 그곳을 보여주시고는 조용히 떠나가셨다. 그리고는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기적처럼 회복되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다음해인 1992년 봄, 예수원 23기 지원까지 받게 되었다.
1991년 6월8일의 경험은 2011년 8월 3일의 체험과는 달랐다. 20년 전에 예수님을 뵌 것은 꿈이 아니었다. 의식과 정신이 뚜렷하게 살아있을 때 뵌 것이었다. 그래서 기독교에 대한 반감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의 초대에 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20년 만에 다시 나타나신 주님은 뭔가 강한 깨달음을 주시기 위한 "경고성 현현" 같은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다.
2011. 8. 4일
영화사를 하는 막내 동생이 어머님을 모시고 누님 댁으로 가다가 상상도 할 수 없는 어이없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갑자기 하늘에서 사람 머리통만한 돌덩이가 시속 70킬로를 달리는 차를 내리치는 사건이 일어난 것이었다. 만약 0.2초만 빨리 떨어졌으면 운전하던 동생이 크게 다쳤을 것이며, 또한 대형사고로 연결되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 만약 0.1초만 빨랐더라도 어머님에게 떨어져서 큰 사고를 당했을 것이다.
그런데 정말 0.1초 0.2초 차이로 어머님과 막내동생은 무사했다. 다행히 허공을 지나치던 돌은 어머님이 타신 자리 바로 뒤쪽 유리차창을 깨고 안으로 들어왔다. 돌이 워낙 강하게 치고 들어와서 차량 유리파편이 사방으로 튀었다. 어머니는 기절하시지 직전이었지만 워낙 대범하신 분이신지라 온몸에 흩어진 유리 파변을 쓸어내고는 사건의 정황을 파악하려고 차에서 내리셨다고 한다.
사건의 발단과 전모는 지금도 정확하게 알 수 없다. 독립문 근처에서 버스 중앙차선 공사를 하던 포크레인 기가가 실수를 한 것으로 일단락되었지만 실제 하늘에서 돌덩이가 동생 차를 깨고 들어온 것에 대해서는 도저히 납득하기 힘들었다. 암튼 워낙 신기하고 충격적이고 놀라운 사건인지라 방송에 내어보내려고 했으나 우선 지켜보기로 하고 막내와 어머님을 병원에 입원부터 시켜야 했다.
평소 알고 지내는 지인들 중 방송과 언론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통해 이 황당한 상황을 알리려고 했다. 그리고 서울의 하늘아래 그것도 백주 대낮에 어떻게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느냐며 시 당국에 강력하게 항의하는 글을 쓰려고 할 때였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하루 전에 꿈에 나타나셨던 예수님의 영상이 갑자기 떠올랐다. 그래서 우선 기도부터 드리기로 하였다.
"주님 만약에 하늘에서 떨어진 돌이 0.1초, 0.2초만 빨랐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살려주셔서 감사힙니다." 이렇게 혼자 중얼거리고는 오랜만에 진지한 기도를 드렸다. 그런데도 마음이 답답한 것은 여전했다. 그래서 우선 분노를 내려놓고 나를 점검하는 일부터 하기로 마음먹었다. 모든 증거물이 고스란히 다 있으니 조금만 더 지켜보고 우선 하나님의 뜻과 섭리를 찾아보기로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그 이후로도 등산을 하시던 아버님이 어이없게도 나뭇가지에 눈이 찔렸다고 연락이 왔다. 세브란스에 모시고 갔더니 조금만 더 심하게 찔렸으면 큰 일 났을 거라 했다. 하지만 다행하게도 실명의 위기를 넘기고 몇 주 동안의 치료로 정상이 되셨다. 그 외에도 누님 가정에 심각한 일들이 있었다. 도저히 사람의 힘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한 일들이었다.
가족들에게 이상하게 힘든 일들이 계속 일어났다.
하지만 최악의 결과에 이르지는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가을 저녁 무렵이었다.
초막절을 계기로 기도생활에 대한 도전을 받는 계기가 있어서 새로운 전환점이 절실함을 느끼던 때였다. 음식물 쓰레기를 비우려고 밤 11시에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마치 누군가에게 끌리듯이 나의 발은 산을 향하고 있었다. 늘 인생의 위기가 오면 산으로 향하는 게 나의 본능적인 행동이었다.
그날도 생각보다는 꽤 넒은 바위에 무릎을 꿇고 않았다. 사면에는 고요한 가운데 가벼운 바람 소리가 스치고 있었고, 초승달 빛이 나뭇가지 사이를 서럽게 비추고 있었다. 기도는커녕 나무 가지 사이로 보이는 초승달의 빛에 취해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그때였다.
갑자기 "너는 왜 내가 기도하라고 한 것을 하지 않지? 왜 순종하지 않지?"하는 음성이 들리는 듯했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무도 없었다.
순간 내 볼에서는 이유도 알 수 없는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또다시 음성이 들리는 듯했다.
"내가 내 종을 통해 말하지 않았니? 재인을 위해 절박한 기도를 해야 한다고..."
"아 주님 그것이 저에게 하신 말씀이었군요."
그 사건이 있고부터 나는 밤에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재인 할머니를 위해 절박한 기도를 드리려고 몸부림쳤다. 그 일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말까지 계속되었다. 특히 추운 겨울에는 두꺼운 외투를 걸치고 자정 무렵에 산을 향하곤 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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